<2006.10.17 21:40> 월간 조선

(서울=OnlineBee) 장강훈 기자 = “북한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킨다면 전면 남침보다 서울을 장악할 목적으로 제한적인 국지전을 벌일 것이다.”

지난 2004년 일부 공개된 미 국방정보센터의 북핵 정밀타격 시나리오의 내용이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대표적인 군사 문제 싱크탱크인 국방정보센터(Center for Defense Information)의 콜린 로빈슨(Colin Robinson)과 스테픈 베이커(Stephen H. Baker) 연구원이 작성한 ‘북한과의 대결 : 전쟁 시나리오와 결과들(Stand-off with North Korea : War Scenarios and Consequences)’라는 제목의 시나리오가 최근 다시 조명 받고 있다.

국제문제 전문 사이트 프로젝트 한반도(www.koreapeninsula.com)에 개제 된 이 한반도보고서는 △개전 첫날 밤 스텔스 폭격기, 토마호크 미사일 북한 내 1000개 목표물 명중 △JDAM 탑재한 B-2 폭격기 무차별 공습 △다연발 로켓포와 공습으로 비무장지대의 北 야포 무력화 △48~72시간 내 한반도 제공권 완전 장악, 제1•제40 보병사단 긴급투입 △北 반격은 막강한 한미 군사력에 좌초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시나리오가 다시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은 놀랍도록 정교하고 세밀하게 분석 돼 있다는 점이다. 한반도 안보 상황 역시 2004년 예상한 시나리오와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보고서에는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 부시 행정부는 북한에 군사력을 사용할 의도 없다고 주장한다”면서 미 태평양사령부 토머스 파고(Thomas B. Forgo) 해군 제독의 말을 인용 “북한에 대해 무력을 행사함에 있어 여러가지 작전계획과 비상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미국의 감시장비가 가장 많이 동원되고 있는 북한은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시대상국’일 것”이라며 “이미 주요 공격 목표 목록이 작성 돼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어 “미 정보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북한이 핵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미국의 공격을 억제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경우 미국은 북한의 핵무장 해제를 빌미로 공습을 감행할 것이고, 한반도 전쟁은 기정사실화 된다고 관측했다. 현 상황과 놀랍도록 공통성이 많은 부분이다.

한반도의 전쟁이 발발할 경우에 대한 보고서는 더욱 흥미롭다. 북한이 남침을 감행한다면 “한미 방어선을 감당해 낼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전면적인 남침보다 서울 점령에 목표를 둘 것”으로 내다봤다. 그 이유로 “서울을 장악하기 위한 제한적인 국지전을 벌인 후 외교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 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과 남한은 공히 “미군 지원 없이 한국군만으로도 북한의 선재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다”고 예상했다.

1998년 마이클 오헨론이 분석과학법인(Analytical Sciences Corporation)에서 실시한 TACSFORM(지상군 전투 모형 평가) 시스템을 인용한 보고서는 “북한의 지상 병력은 규모는 크지만 전투력에서는 미군의 5개 중화기 사단의 전력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한국군은 숫자가 적지만 북한군 지상병력 전투력의 4분의 3에 달하고, 훈련, 지원장비, 군수, 방어 준비태세 등을 고려하면 한국군 전력이 월등히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1차 공격을 막아 낸 한미 연합군은 미 공군의 B-1 및 B-52 장거리 폭격기를 이용, 북한에 대규모 고습을 개시하며 반격에 나선다. 이 때 미 해병대는 북한 지역에 대한 대규모 상륙작전을 전개한다. 주목할 만 한 것은 “비무장지대에 근접 배치 돼 있는 한국군 포대 및 로켓 포대는 물론 미 공군력까지 동원해 개전 1시간 안에 수백 개의 목표물을 파괴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군 핵심 부대의 전투능력을 개전 초기에 파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시나리오의 마지막 단계는 남한 통제하의 한반도 통일이다. “공격에는 항상 위험부담이 따르게 마련”이라고 전제한 보고서는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서는 정밀공습을 해야 하는데, 이는 아주 신중하게 계획돼야 하고 외교적 협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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