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군의 DMZ박물관에 전시된 이 삐라들 중에는 이른바 ‘욘사마 삐라’도 있다. DMZ 관광을 위해 이 박물관을 찾은 일본인 한류팬들이 한번씩 깜짝 놀란다고 한다. 어린이를 안고 밝게 웃고 있는 배용준의 사진에 “인덕의 화신 김정일장군님 사랑의 그 품속에 안겨 살고 싶어요”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이승연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는 사진에는 “민족의 제일 자랑 김정일장군 만만세”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남한에서 북한으로 보낸 삐라도 있다. 주로 월남을 권유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탤런트 원미경이 등장한 삐라에는 월남하면 특별보상금으로 당시 북한 돈 4733만원에 해당하는 황금 80만7700g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하단에는 “이 삐라는 안전보장증과 86아시안게임·88서울올림픽 무료초대권을 대신한다”는 내용도 있다.
이 삐라들은 1980∼90년대에 제작된 것들이다. 남과 북이 서로의 체제를 비방하고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삐라에까지 연예인들을 동원했던 셈이다.
- ▲ 북한에서는 대남 선전용 삐라(전단)에 남측의 유명 연예인 사진을 이용하여 선전하기도 했다. 한류스타 배용준이 등장한 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