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투자 ‘베이비부머’주목한다
오랫동안 10대와 20대에 집착하던 실리콘 밸리의 테크놀러지 투자가와 사업가들이 베이비붐 세대와 나이든 컴퓨터 사용자들을 겨냥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 Eons, Rezoom, Multiply, Maya’s Mom, Boomj, Boomertown 등 나이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젊은이들의 사교 인맥형성 사이트와 같은 이들 사이트들은 또 자꾸 새로운 사이트들로 옮겨 다니는 젊은층과 달리 지긋이 한 자리를 오래 지키는 늙은 인터넷 사용자들의 특성을 내세워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지긋함 덕분인지 같은 생각을 가진 동년배들과 토론도 하고, 데이트 상대로 찾고, 사진도 나눠 보고, 뉴스와 평론도 하고 다이어트나 운동, 의료등에 관해 수다도 떨 수 있는 나이든 세대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들에는 새로운 투자가 유입되고 있다.
55세 이상 인터넷 사용자 18~34세와 같고
젊은층보다 사이트 체류 길고 충성도 높아
Eons·Multiply·Boomertown 등
노년층 소셜네트워킹 사이트 투자 속속 유입
지난 주 ‘마이스페이스’의 초기 투자가였던 ‘밴티지포인트 벤처스’가 자리 잡힌 사람들을 겨냥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멀티플라이’에 1,650만달러의 자금 지원을 발표했다. 8월에는 ‘섀스타 벤처스’가 이달에 시험 단계에서 벗어나는 사이트 ‘TeeBeeDee’에 480만달러를 지원했다. ‘존슨 & 존슨’이 부모들을 위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마야스 맘’을 매입한 것도 8월이다.
이제까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들은 신기술에 밝고 광고업계에서도 중요시하는 계층인 사업하는 사람이나 젊은이들에 주로 집중했다. 그러나 베이비붐 세대는 숫자로도 10대 인구의 거의 3배에 해당하는 7,800만명인 데다 대부분 직장에서 컴퓨터 다루는 법을 배웠다. 시장조사회사 닐슨/넷레이팅스에 따르면 사실 55세 이상 인터넷 사용자 숫자는 18~34세 인터넷 사용자 숫자와 거의 똑같다.
TeeBeeDee의 창립자인 로빈 월랜더는 1987년에 ‘페어렌팅’ 잡지를 만든 사람. “친구들과 둘러 앉아 이야기하던 중 아직 AARP 사이트에 들어가 놀 나이는 아닌 우리를 위한 사이트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났다”는데 1987년에도 그해에만 부모 되는 일에 초점을 맞춘 잡지가 최소한 7개는 생겼었는데 이번에도 갑자기 나이든 사람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인터넷 사이트의 필요성이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베이비붐 세대가 젊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데 그 세대에는 아직 온라인 네트웍이 형성되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베이비붐 세대가 수천만달러를 쏟아 부을 만한 대규모 네트웍을 원하는지 여부. 사실 사업가와 벤처투자가들이 흥미를 보이자 생겨난 베이비 붐 세대를 위한 사이트들이 현재 상당히 많은 상태다.
이들 사이트를 이용하는 일부 나이든 사람들은 젊은이들이 주종을 이루는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 ‘프렌드스터’보다 훨씬 편안한 느낌이라고 말한다. 투산에 사는 마사 스타크스(52)는 매일 저녁마다 ‘이온스’라는 사이트에서 자신의 이혼, 건강문제, 언제 다시 데이트를 나갈 것인가 하는 이야기들을 털어놓으면서 한두 시간씩을 보낸다. “20세짜리와는 할 이야기가 아니죠.” 물론 자기 말을 알아듣는 상대가 있으면 영화나 음악 등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콜로라도주 포트 콜린스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 멕 던(38)은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도 해봤지만 이용자들의 주의집중 시간이 하도 짧아서 자신과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은 멀티플라이에서 친척들과 가족사진도 나눠 보고 건강 문제나 노인 질환 등에 대해 내용 있는 토론도 하고 있다. “여기서는 뿌리를 내리고 관계가 형성되는 기분이에요. 마이스페이스에서는 사람들이 한번 찔러 보고 사라져 버려 다시는 볼 수 없었거든요.”
“나이든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보다 더 끈끈하다고 믿는다”는 플로리다주 보카 라튼에 소재한 ‘멀티플라이 닷컴’의 피터 페자리스 사장은 멀티플라이에는 다달이 실제 사용자의 96%가 되돌아오고 있어 벤처 투자가들에게 투자할 만한 사이트라는 인상을 주었다고 말했다.
최근 ‘멀티플라이’ 투자를 주도한 ‘밴티지포인트’ 관리실장 데이빗 칼릭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는 일반적으로 장래가 밝다고 말한다. 광고주들이 모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연령층을 겨냥하는 등 대상이 뚜렷한 사이트들은 특히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든 소비자들과의 연결을 희망하는 업체들에게 컨설팅 서비스를 하는 ‘스마트실버스 얼라이언스’를 창립한 수잔 에이어스 워커는 벤처 투자가와 사업가들이 나이든 인터넷 사용자들의 관심사를 매우 더디게 포용했다고 말한다. 자기들은 항상 새로운 것이 나오는 테크놀러지 제품들처럼 영원히 젊을 줄 알았던 실리콘 밸리의 투자가들이 이제는 스스로 자신의 나이를 받아들이고 투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속한 연령층을 비로소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어쨌거나 노년층을 겨냥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는 투자가는 물론 소비자 제품 및 서비스 회사들로부터도 첨예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벤처 투자사 ‘세코이아 캐피털’과 ‘제너럴 케이털리스트’의 후원을 받았고, ‘휴매나’ 건강보험,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와 약국체인 CVS의 광고를 받고 있는 ‘이온스’의 리 고스 사장은 “나이든 층을 위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들은 ‘마이스페이스’만큼 빨리 성장하지 못할지는 모르지만 수명은 더 오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 손님들은 처음에 끌어들이기는 힘들지 모르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